결과를 알고 싶다면.
게으름을 어찌 해야 할터인데...
또 지각이다.
압구정 전철역에서 결국 택시를 잡아 타고 갤러리아 백화점 앞을 지난다.
신호가 바뀌었는데 차들은 움직이지 않는다. 그러다 다시 빨간 신호로 바뀐다. 차 창이 뿌옇다. 밖이 많이 추운가 보다. 모든 장면이 흘러가지 않고 사진처럼 한 컷 한 컷 토막이 나 캡쳐 된다. 바로 옆 차 선에 회색 벤츠가 한대 서 있다. 인형이 잔뜩 데코레이션 되어 있는 차 안에 핑크색 커버를 씌운 운전대를 잡고 있는 핑크색 야구모자를 쓴 정말 앳된 아이가 눈에 들어왔다.
메르세데스 벤츠 에서는 핑크색 차를 팔지 않는 건가.
삼 개월 월급을 안주고 있는 회사에 지각을 하지 않기 위해 나는 택시를 타고 출근을 하고 있고 저 다른 세상의 사람들은 왜 굳이 이 시간에 차를 끌고 나와 사서 고생일까.
그날 아침 원당에서 압구정으로 향하던 3호선 지하철 역에서는 한 장애인이 구걸을 하고 있었다.
한때 공익광고에도 출연을 한 적 있는 장애인 피아니스트였다. 괜히 아는 척을 했다가 모금 통에 넣어 줄 돈이 없다는 것을 전철 안 그 많은 사람들에게 다 들키고 말았다.
명함 한 장 달라기에 뒤적거려 꺼내 주는데 내 이름 앞에 디자인 팀장이라고 써 있다.
남 걱정 할 때가 아니란 생각이 제대로 들던 날 그렇게 사표를 냈다.
그리고 대한민국에서 철수를 한다.
나는 부적응자였다. 내 나라에서…
일본 시골 여행 중 교통편이 꼬여 하루가 망가진 일이 있었다. (주저리 주저리 할 말 많은 상황) 다른 숙소를 급히 예약하고 이동 하려니 지도상에서 이해한 거리가 한시간도 넘는데다 대중교통이 2시간 간격으로 다니는 곳이었다. 길게 고민하지는 않았...